안녕하세요.
저는 3년 전 부천시에 있는 오래된 구축 아파트를 소유하게 되었어요. 위치는 좀 안 좋지만 연식에 비해 깔끔해 보이는 외관과 특히 넓은 주차장이 마음에 들었어요. 작은 아파트이지만 부동산 투자에 한걸음 다가간 것 같아 기뻤어요. 기존 세입자가 나가고 얼른 보수를 해 새로운 세입자를 받을 생각에 들떴던 것 같아요ㅎㅎ
첫 부동산이다 보니 애정도 많이 가고 부족함 없이 보수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도 기존 세입자가 집주인이라 깔끔하게 사용해서 보수할 부분이 많지는 않았어요.
화장실을 보니까 세면대가 없어서 세면대 설치를 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샤워기 밑에 요상한 턱(?)이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오시는 분들마다 말씀이 다르셔서 결국 내버려두기로 했어요. 처음엔 깔끔하게 없애고 싶었는데 턱 안에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른다, 괜히 없앴다가 방수 공사까지 일이 커질 수 있다 등등..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라 건드리지 말고 세면대를 턱과 변기 사이에 설치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도배는 오래되서 누렇고 장판은 너무 어두운 색이라 마음에 들지 않아,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기로 했어요.
세면대를 설치한 후의 모습이에요. 턱과 변기 사이 공간에 맞춰야 하다 보니 작은 사이즈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마음에 들었어요. 세면대 설치하시는 사장님이 변기도 오래된 부품이 있다고 하셔서 같이 갈았습니다.
도배는 가장 기본적인 흰색으로 하고 장판은 헤링본으로 했는데 훨씬 넓고 깔끔해보이죠?
이렇게 보수를 마치고 세입자가 맞춰지기를 기다렸어요. 여러 부동산에도 의뢰를 하고 피터팬, 직방 등 직거래 사이트에도 올렸는데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서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직장과 집에서 꽤 거리가 있던 곳이라 매일 퇴근하고 집 보여주고 집에 왔던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세입자는 금방 구해졌고 2년 계약을 했어요. 젊은 부부였는데 예의가 바르시고 월세가 밀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왔어요.
이제 세입자와 계약도 끝났겠다, 한시름 놓고 있었는데 불행은 금방 찾아왔죠
우선 세입자가 청소도 잘하고 깔끔한 성격이신 것 같은데 이사 당일에 비가 엄청 많이 왔어요. 저는 회사 업무가 있어 가보지는 못해 전화드리니까 비가 오는 날 이사를 해서 고생 중이신 것 같았어요. 그 와중에 세입자의 세탁기가 너무 커서 저희 집 화장실 입구로 세탁기가 안 들어간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네.. 저희 집은 오래된 아파트라 세탁기 설치를 화장실 안에 해야 하는데요.(위 화장실 사진을 보면 세탁기 설치해야 하는 공간이 보여요) 세탁기가 화장실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화장실 문을 뜯어 달라는 요청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사람을 구해 문을 뜯습니다..^^ 세입자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 + 당연히 집주인이 해줘야 한다는 마음이 섞여해 줬는데 원래 전. 혀 해줄 필요 없습니다.. 계약할 때 집을 보고 계약했고 계약서 상에 '현 시설물 상태에서 계약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세탁기가 화장실 입구에 안 들어가는 건 따지자면 치수를 재지 않은 세입자 잘못인 거죠.
근데 이미 제 돈을 들여 문을 뜯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일단 문짝이 마음 아프게 뜯어져 버리면서 실리콘과 못질이 덕지덕지 더해졌고.. 새롭게 한 도배가 뜯어졌고.. 세탁기를 옮기면서 새로 한 장판이 우다다다 찍혔답니다..ㅎ
이때 정말 앞이 캄캄했어요.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에 돈을 투자해서 내 집을 더 망쳤다는 생각에 회사에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이미 일어난 일이기에 일단 멘탈을 붙잡고 문짝을 뜯어버린 업체에 도배와 장판 원상복구를 요청했어요. 이 과정에서 세입자도 협조하느라 고생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업체에서 장판을 원상복구 했다고 온 사진인데요ㅎㅎ 보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원상복구 한 부분 찾으셨나요? 원상복구를 하기 전보다도 못한 결과물이었어요. 이 업체에 맡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기존 도배와 장판을 해주신 사장님께 부분 도배와 장판을 부탁드렸어요.
정상적인 원상복구를 거치고 그나마 나아졌어요. 이미 문을 뜯어버렸기 때문에 상처는 남았지만 제가 무지했던 탓이라고 생각하고 큰 교육받은 셈 쳤어요.. 속은 엄청 상했지만요. 앞으로 돈이 나가는 일에 대해서는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죠.
이 정도면 잘 해결됐다고 생각했는데 이다음부터 더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이어집니다ㅎㅎㅎ
이번 편에서는 세입자와의 갈등 이야기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는데, 1편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갈등 이야기는 다음 편부터 작성해볼게요.🧐
임대인도 밖에서 볼 땐 편하고 좋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경험해보니 만만치 않더라고요. 세상엔 워낙 나와 성향이 다른 다양한 사람이 있기도 하고 사람을 상대하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제가 부린이로서 어린 나이라 무시하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어서 더 많이 공부하고 단단해져야겠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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